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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여보, 쟤는 어디가 아픈가 봐요. 상태가 아주 좋지 않은 것 같아요." 멜리나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. "누구, 테오 말이오?" 남편은 읽고 있던 신문에서 눈길을 떼지 않은 채 물었다. "열네 살이면 이제 어린애가 아니잖소. 테오가 뭐 어떻단 말이오?" "당신은 아무것도 볼 줄 몰라요. 죽은 사람처럼 안색이 창백해요. 그리고... 아침에는 잘 개인회생강남구 개인회생강남구 개인회생강남구 개인회생강남구일어나지도 못하구요." "데카르트도 아침에 일어나길 몹시 싫어했지. 그래도 유명한 철학자가 되었지 않소." "자주 현기증을 느끼나 봐요, 또..." "걔가 밤늦게까지 책을 읽는 건 당신도 잘 알잖소." 제롬은 대수롭지 않다는 식으로 아내의 말을 끊었다. "도대체 걔가 무슨 책을 읽는지 알기나 하세요?" 멜리나는 언성을 높였다. "신화 사전, 티베트의 사자의 서 따위의 죽은 사람들 이야기만 읽는단 말예요!" "이봐요, 테오는 이때까지 종교 교육을 받아 본 적이 없소. 그 문제에 대해서는 당신하고 나하고 이미 합의를 봤잖소. 그러니 자기 혼자서라도 공부를 하려는 게 이상할 것도 없지 않소? 가만히 내버려두어요. 그러다가 자기 마음에 맞는 종교를 택할 수도 있겠지... 이젠 그 애도 많이 컸소. 지난번 정기검진 때에도 아무 이상이 없었던 걸로 아는데?" "지금 농담하시는 거예요? 학교에서 하는 정기검진이란 게 다 뻔하잖아요. 청진기 한 번 대어 보고, 무릎 한 번 때려 보고, X-레이 한 장 찍으면 그게 다라구요. 아무래도 안 되겠 어요. 병원에 데려가 봐야겠어요." "멜리나, 제발 그만 좀 해둬요! 당신은 그 애한테 온갖 영양제를 먹이는 걸로도 모자라서, 그 애를 마치 갓난아기처럼 지나치게 싸고도는 게 탈이오. 밤늦도록 책을 읽으면, 난 오히려 좋은 현상이라고 봐요. 그러지 말고 여기 좀 앉아요." "분명히 어디가 나빠요. 확실하다구요." 멜리나는 이를 악물었다. "정히 그렇다면 들라트르 의사에게 가봐요." 제롬은 신문을 접으면서 한숨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. "소원이라면 혈액 검사를 하면 될 거 아니오? 안 연구실에나 가봐야겠소. 키스해도 되겠 소?" 멜리나는 말없이 한쪽 뺨을 내밀었다. "당신이 애지중지하는 어리광쟁이가 어지럼증에 시달린다는 말은 더 이상 듣고 싶지 않 소." 주방을 나서며 제롬은 위협하듯 못을 박았다. 커피잔 앞에 혼자 남은 멜리나는 테오가 오기를 기다리며 생각에 잠겼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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